4장

춥고 비 내리는 길에서 따뜻한 집을 발견한 스머지와 비스킷

추위

찾는 것만 보이는 법이다.

그날은 멋지게 시작되었다. 아니, 완벽하게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았다. 스머지와 비스킷은 마침내 길을 나섰다. 비스킷의 발은 타닥타닥 땅을 두드렸고, 스머지의 장화는 쿵쿵 소리를 냈다. 둘은 고개를 높이 들고 당당하게 걸었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따뜻했다. 앞으로 뻗은 길은 마치 둘만을 위해 특별히 펼쳐 놓은 것 같았다.

“이제 그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스머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쉬워 보였다. 모든 것이… 뭐랄까… 아름다웠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달라지곤 하니까.

먼저 따뜻하던 바람이 서늘해졌다.

서늘한 바람은 차가운 바람이 되었다.

차가운 바람은 몹시 차가운 바람이 되었다.

작은 구름들이 슬금슬금 하늘을 가로질렀다. 그러더니 그 뒤로 커다란 잿빛 아빠 구름들이 따라왔다. 세상에서 색깔이 조금씩 빠져나갔다. 스머지의 신바람마저 사그라들었다. 신나는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진심인 스머지에게는 꽤 놀라운 일이었다.

비스킷이 몸을 떨기 시작했다. 스머지도 떨기 시작했다.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고 발끝은 꽁꽁 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든든하게 느껴졌던 둘의 배낭은 이제 걱정스러울 만큼 텅 비어 있었다.

둘은 춥고 어둡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 나란히 서 있었다. 그제야 스머지는 조금 늦게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 여행은 준비를 썩 잘한 편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있겠지.” 스머지는 기분을 달래려고 혼잣말했다.

그 말은 맞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마.” 스머지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곧바로 당황했다. “으아악! 당황하지 마! 비스킷,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당황하면 안 돼!”

스머지는 양손을 머리 위로 든 채 조그맣고 정신없는 원을 그리며 뛰어다녔다. “아무 문제 없어! 전부 괜찮아!”

비스킷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칭찬할 만한 태도였다.

그리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던 바로 그때, 스머지는 그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집이 한 채 있었다.

제대로 된 집이었다.

창문에서는 따뜻한 황금빛이 흘러나왔다. 작은 굴뚝에서는 연기가 완벽한 곡선을 그리며 피어올랐다. 안에서 따끈한 불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차분하고 든든한 연기였다. 집은 그 자리에 태연히 서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비스킷… 아까도 저 집이 있었나?”

비스킷은 고개를 갸웃했다. 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스머지도 확신이 없었다. 어떻게 집 한 채를 통째로 지나치고도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었을까?

그때는 집을 찾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정말이지 간절히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