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엄마가 배낭에 넣어 준 일지를 발견한 스머지

일지

스머지와 비스킷은 적어도 일곱 시간은 걸은 듯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여덟 시간. 아니, 아홉 시간일지도 몰랐다.

스머지는 몹시 과장된 몸짓으로 이마를 훔쳤다. “이건 여행 역사상 그 누구도 해 본 적 없는 가장 긴 여행이야.”

비스킷은 스머지를 바라보았다.

과장 좀 그만해. 딱 그런 표정이었다.

둘이 출발한 집은 여전히 뒤쪽으로 선명하게 보였다. 엄마는 창가에 서서 차 한 잔을 든 채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용감한 꼬마 모험가가 무척 자랑스러운 모양이었다. 그 꼬마 모험가는 현재 집에서 열아홉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다. 스머지가 손을 흔들었다. 비스킷이 꼬리를 흔들었다. 엄마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스머지는 헛기침을 했다. “아무래도… 음… 잠깐 쉬어 가는 편이 좋겠어. 너무 무리하면 안 되잖아?”

비스킷은 눈을 굴렸지만, 털썩 주저앉는 것으로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스머지는 풀밭에 주저앉아 배낭을 앞으로 돌렸다. “엄마가 뭘 챙겨 주셨는지 보자.”

배낭에서는 아름답게 포장된 샌드위치 두 개가 나왔다. 반듯한 삼각형 모양에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고, 빵 껍질도 깔끔하게 잘려 있었다. 엄마는 스머지가 훌륭한 기하학을 알아볼 줄 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 스머지가 놀라서 외쳤다. “이건 뭐지?”

간식 아래에는 작은 꾸러미 하나가 숨겨져 있었다. 스머지는 꾸러미를 모든 각도에서 꼼꼼히 살펴본 뒤 포장을 뜯었다.

안에는 작지만 튼튼한 일지가 들어 있었다. 표지는 짙은 파란색이었고, 앞면에는 희미한 기하학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일지 안에는 곱게 접힌 쪽지가 끼워져 있었다.

모험을 위한 선물이야. 가는 길에 발견하는 모든 것을 엄마를 위해 기록해 줘.
—엄마

스머지는 엄마의 마음은 고마웠지만, 그다지 신이 나지는 않았다. 일지에는 글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길고 장황한 글을. 글쓰기는 스머지의 가장 강력한 숙적이었다.

스머지는 일지를 툭 소리가 나게 덮었다.

“뭐, 꼭 완벽하게 쓸 필요는 없겠지? 어디 한번 해 보자.” 스머지는 일지를 옆에 내려놓고 샌드위치를 꺼냈다.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너무 맛있었다. 스머지는 한꺼번에 전부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잘 알고 있었다. 엄마가 샌드위치를 적어도 5분보다는 오래 먹으라고 준비해 주었다는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샌드위치는 너무나 대칭적이었다. 너무나 완벽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있었다.

“반은 남겨 둘 거야.” 스머지는 용감하게 선언했다.

조심스럽게 한입을 베어 물었다.

그리고 또 한입.

그다음에는 별로 조심스럽지 않은 한입.

그러고 나니 어느새 샌드위치 두 개와 간식의 절반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비스킷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스머지를 바라보았다. 흔들리던 꼬리도 중간에 멈췄다.

스머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비스킷은 코로 후욱 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 모든 개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신호였다. 그래서 내 몫은?